한 커플이 가져온 음악과 모델계의 변화
문화
톰과 데바는 19살의 나이로 업계의 판도를 뒤집고 새로운 세대에게 힘을 실어주는 여정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함께하는 우리: 우리는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해서 결코 마음이 멀어진 것은 아닙니다. 나이키는 룩북 주인공들에게 ‘지금 함께 살아간다’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물었습니다.
데바 헤크마트와 데바의 파트너 톰 오스틴에게 시간 낭비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십 대의 나이로 각각 모델과 뮤지션으로서 창작 활동을 하고 있는 두 사람은 락다운(팬데믹) 기간이 오히려 인종 차별과 사회 개혁에 관해 깊은 대화를 나누게 된 시기이자, 커리어를 한층 성장시킬 수 있었던 시기라고 이야기합니다. 두 사람은 미래에 지금을 되돌아보았을 때, 이 시간이 의미 있는 시간이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오늘을 떠올렸을 때 ‘이런, 3개월 동안 집에만 있으면서 진짜 아무것도 안 했네.’ 라고 후회하고 싶지 않아요.”라고 톰은 말합니다. 톰은 런던에서 북쪽으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작은 마을 출신 래퍼로 Niko B라는 예명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 방에서 최대한 많은 곡을 써보려고 노력했어요. 5분 전까지 세상에 없었던 새로운 작품을 창조해내는 게 좋아요.”
그렇게 탄생한 곡 중에는 수천만 번 재생된 히트 싱글 두 장도 있습니다. 한편 데바는 모델이자 활동가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모델 에이전시에 합류한 데바는 자신의 성장기를 담은 플랫폼을 활용해 연예계에서 고리타분한 미의 기준의 틀을 깨고 있습니다. 쿠르디스탄 출신으로 현재 런던에서 거주하고 있는 데바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또래들과 현 세대가 마주하고 있는 문제에 관해 대화하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마련하고 있습니다.
“인종과 평등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건 정말 어려워요. 하지만 이건 무척 중요하고 반드시 다뤄야 할 문제예요.”라고 데바는 이야기합니다. “제 신념에 관해 항상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명해 왔지만, 이제 이전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더 강력하게 의견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죠.”
인스타그램을 통해 만난 이 커플은 다양한 창작 활동을 통해 틀에 박힌 사고방식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세상을 바꿔나가는 과정에서 다른 이들을 지지할 때는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하며, 그들의 세대가 이러한 도전에 맞설 각오가 되어있다고 말합니다.
“5분 전까진 없었던 새로운 작품을 창조해내는 게 좋아요.”
두 분도 요즘 많은 사람들의 소통 방식인 소셜 미디어를 통해 만나셨죠?
톰: 제 친구 중 하나가 데바의 친구이기도 해요. 저는 "와, 정말 멋진 여잔데."라고 생각하고 데바를 팔로우했죠. 하지만 잠시 팔로우 취소를 한 후 다시 팔로우를 신청해서 데바의 눈에 띄려고 했어요. 그런데 효과가 없어서 다섯 번, 열 번까지 시도했어요. 열한 번째가 되어서야 마침내 데바가 반응을 보였고 지금의 우리가 있을 수 있었죠.
데바: 지금 이렇게 함께 있네요.
또 요즘 시대에 걸맞게 두 분 모두 19살의 나이로 벌써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데요. 두 분이 하는 일을 설명해 주시겠어요?
데바: 일단 저는 모델 활동을 중심으로 일하고 있어요. 전 모델이죠. 하지만 이 업계에서 활동해온 지난 수년간 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고, 더 나은 환경을 만들고 싶어 유색 인종 여성과 저처럼 이 업계에 있는 젊은 세대를 적극적으로 지지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했어요.
톰: 음악이 제게는 최우선이죠. 그렇지만 음악을 통해서 창작 욕구를 발산할 수 있는 또 다른 수단을 만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제 뮤직 비디오 하나를 직접 연출했어요. 그래서 음악 활동을 하는 한편으로 영화 예술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죠. 또, 음반 커버 아트워크 촬영을 직접 기획해요. 그 비디오 촬영 때 입을 특정 의상을 디자인할 수도 있고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창조적 기회를 찾아 문을 열고 뛰어들고 있어요. 음악, 영화 예술, 패션... 사실 '패션'이라는 말을 싫어하지만... 의상이나 사진까지 정말 모든 것에 관심을 갖고 있어요.
데바의 경우 연예계에서 중동 여성을 대변하고자 노력해온 여정이 어땠는지 이야기해줄 수 있나요?
데바: 제 여정의 첫 출발은 어린 시절이었어요. 그때는 지금 저와 같은 일을 하는 쿠르드인이나 중동 출신 사람을 온라인에서 찾아볼 수 없었죠. 저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친구들도 자기 자신을 대변해줄 사람을 찾을 수 없었어요. 정말 실망스러운 일이었죠. 당시 저와 같은 어린 여자아이들은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전통적인 서양의 이상적인 미적 기준을 선망하며 자랐지만, 사실 그런 친구들은 없었거든요. 정말 말도 안 되는 생각이죠. 지금 생각해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아요.
그래서 모델 업계는 더 다양한 미적 기준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 모델 업계는 이전보다 좀 더 진보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아직 저와 같은 모델 활동과 캐스팅에 국한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이제 그다음 단계로 프로덕션에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찾아야 해요. 촬영 현장의 이면을 살펴보면 여전히 극단적으로 백인 중심적이에요. 흑인 모델을 12명 캐스팅했다는 정도에 만족한다면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없어요. 모든 프로덕션 팀과 현장 팀이 다 백인이라면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모든 인종을 진정으로 대변하기 위해서는 퍼포먼스에서 끝나서는 안 됩니다.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해야 해요.
여러분이 음악과 모델계와 같이 각자의 업계에서 이러한 사고를 바꾸기 위한 활동에 대해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톰: 제 생각엔 마마이트(특이한 맛이 나는 영국의 스프레드) 같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니 사람들의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린다는 뜻이죠. 어떤 사람들은 “이게 어디를 봐서 음악이지? 예전이 훨씬 나은걸. 요즘 세상은 이걸 음악이라고 듣는 건가?” 라고 말하고 또 다른 사람들은 “와, 천재적이야. 다른 음악과는 다르게 신선한데.”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네, 지금 세상에 존재하는 다른 음악과는 완전히 다르죠. 어떤 분들은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또 어떤 분들은 부정적으로 생각해요. 맞고 틀림이 아니라, 사람들의 취향과 개성에 따라 보이는 의견 차이라고 생각해요. 제 음악은 이를 토론할 수 있는 좋은 주제가 될 수 있어요. 제 음악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듣는 게 좋아요. 저는 사람들이 제 음악의 의미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열어두거든요.
데바: 굉장히 엇갈린 반응이 나오죠. 어린 여자아이들에게 “감사해요.”라는 말을 많이 듣는데, 들을 때마다 정말 굉장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바로 이 아이들이 제가 변화를 만들어내려고 노력하는 유일한 이유에요.
톰: 네, 데바는 정말 이런 면에서 멋있어요. 데바는 항상 제게 “나는 어렸을 때 머리숱이 풍성하거나 눈썹이 짙은 외모를 가진 누군가가 나를 대변해 줄 수 있기를 원했어.”라고 말했죠. 그리고 여자아이들이 보낸 메시지를 보여줘요. “제 눈썹 숱이 많다고 항상 놀림받았는데, 언니 덕분에 제 외모를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어요.”같은 내용이죠. 이건 정말 놀라운 일이에요. 데바가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준 거니까요.
데바: 단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여자아이들이 자신의 외모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도록 도와줄 수 있다면 정말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제 외모뿐만 아니라 제가 물려받은 문화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죠. 전 예전에 테러리스트라고 놀림을 당하기도 했어요. 고릴라나 츄바카라고 불리기도 했죠. 팔에 털이 좀 있다든지 하는 사소한 이유가 끔찍한 별명을 되어 놀림을 당하는 것에 마음의 상처를 받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그런 기억을 딛고 여자아이들이 더 강해지는 걸 보고 싶어요.
“단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여자아이들이 자신의 외모를 편안하게 받아들이도록 도와줄 수 있다면 그건 정말 멋진 일이라고 생각해요.”
데바
“온라인에서 사람들과 의미 있는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나눠보세요. 의미 없이 몇 시간이고 휴대폰만 쳐다보고 있지 말고요.”
데바
여러분 세대가 어마어마한 파급력을 가지고 소통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톰: 소셜 미디어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아버지 세대만 해도 100명의 사람이 무언가를 보게 하려면 포스터 1,000장을 인쇄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1,000장 모두 잘 보이는 곳에 붙이는 수고를 들여야 했죠. 우리 세대의 경우, 저만 해도 스토리나 이벤트를 올릴 수 있고 누구나 인스타그램 스토리 등 다양한 게시물을 올릴 수 있어요. 그리고 5분 내로 5,000명이 그걸 볼 수 있죠. 무슨 말인지 아시죠? 소셜 미디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기회와 가능성의 문은 무궁무진하고 엄청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어요.
데바: 네. 정말 말도 안 되죠. 소셜 미디어는 참 이상해요. 좋은 방법으로 활용하면 돈을 벌고 정보를 전달하고 타인을 도울 수 있지만, 잘못 활용하면 스스로를 파괴하는 깊은 수렁의늪에 빠지게 만들기도 해요. 그렇지만 그건 선택하기 나름이에요. “소셜미디어로 뭘 소비하고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하는 선택의 연속이죠.
그래서 전 변화와 배움에 힘을 실어주는 내용을 소셜 미디어에 게시하려고 해요. 소셜 미디어를 보고 끝없이 스크롤을 내리며 본인의 외모나 재산 때문에 자기 연민(자괴감)을 느끼고 싶지 않거든요.
온라인에서 사람들과 의미 있는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나눠보세요. 지나치게 많은 정보에 허우적거리며 의미 없이 몇 시간이고 휴대폰만 쳐다보고 있지 말고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기회와 가능성의 문은 무궁무진하고 엄청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어요.”
소셜 미디어를 넘어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변화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은 이제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어요. 또 사람들은 이러한 메시지를 경청하고 있죠.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데바: 제 생각에 우리 세대는… 완전히는 아니지만, 지금 현실에 어느 정도 지쳐있고 우리 손에 변화가 달려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무슨 말인지 아시죠? 변화의 중심에 서서 실천할 세대는 바로 ‘우리’예요.
백인 청소년이 부모님과 의견이 맞지 않아 어렵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예요. 이런 문제에 대해 부모님과 대화하다가 논쟁으로 치닫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많이 봤어요. 그렇지만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기성세대도 불편함을 느껴야 할 필요가 있어요.
이전에도 제 신념에 관해 항상 적극적으로 제 의견을 표명해왔지만, 지난 수개월 동안 이전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더 강하게 의견을 표현하게 되었어요. 그 이유는 이렇게 갇혀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분노와 화는 쌓여만 가는데 해소할 곳이 없으니 무언가를 통해 발산해야 하는 거죠.
마지막으로, 매일 소통하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과 서로에게 응원과 단결의 힘을 어떻게 얻고 있나요?
톰: 저는 작업한 것은 전부 데바에게 바로 보여줘요. 데바의 의견은 제게 무척 중요하죠. 추진력을 얻기도 해요. 무언가를 만들 때는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를 기대하게 되니까요, 그렇지 않나요? 혼자만 즐기는 게 아니잖아요.
데바: 우리 두 사람은 굉장히 달라요. 각자의 스타일대로 창작 활동을 하고 있죠. 제가 잘해내는 걸 보면 톰도 더 잘하고 싶다는 원동력을 얻어요. 톰에게 새로운 일이 주어지거나 이런저런 기회가 생긴다면, 저는 “잘했어. 정말 굉장해.”라고 말해줘요. 동시에 저도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지 생각하죠. 톰은 제 영감의 원천이에요. 너무 사랑스러운 존재죠.
톰: 그렇게 말해줘서 너무 고마워.
게시: 2020년 7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