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에서 펼쳐지는 브레이크 댄스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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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네갈 다카르의 댄서들이 하얀 물보라 속에서 중력을 거스르는 듯한 동작을 선보입니다.

마지막 업데이트: 2022년 10월 24일
7분 예상
해변에서 펼쳐지는 브레이크 댄스의 미래

‘우리들의 경기장’은 스포츠를 통해 커뮤니티의 화합이 일어나는 장소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시리즈입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서아프리카의 도시 다카르의 해변에는 풍부한 창의성과 활동성을 느낄 수 있는 장소가 있습니다. 세네갈의 수도인 다카르의 북쪽 해변을 따라 하얀 모래가 펼쳐진 요프 비치에는 그물을 걷어 올리는 어부들과 넘실대는 파도를 만끽하는 서퍼들, 해변에서 즉흥적으로 열린 축구 경기와 이를 지나치는 러너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한 편에는 레슬링 팀이 쏟아지는 따가운 햇살을 받으며 상대를 붙잡고 씨름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이 벌어지는 해변 한가운데, 흔치 않은 무대가 펼쳐집니다. 바로 브레이크 댄스입니다.

자비에 구디아비가 썰물이 빠져나갈 때 ‘살토 코스탈(공중제비)’ 동작을 보여줍니다.

스트리트 댄스를 에어로빅 스타일로 선보이는 게 다른 곳에선 놀라운 광경일 수도 있지만, 이곳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평소에 체육관이나 거리에서 트레이닝을 하던 댄서들도 북적이는 요프 해변에 모여 자연의 풍광 속에서 연습하고 공연을 선보입니다. 이들은 이곳에서의 활동이 동작을 더 멋지게 발전시키고 나아가 사람들에게도 감동을 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요프 해변의 단골손님, 아마두 소우는 "이곳에서 열리는 다양한 스포츠 활동들을 보러 습관처럼 해변을 찾아와요."라고 말합니다. 그는 해변에서 춤추는 브레이크 댄서들의 높은 기술 수준에 감탄했으며, 이곳에서의 트레이닝이 프로의 길로 들어설 수 있는 등용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합니다. "브레이크 댄스는 정말 특별해요. 볼 때마다 즐거워요."라고 아마두는 덧붙입니다.

해변에서 펼쳐지는 브레이크 댄스의 미래

파워 크루는 파도 속에서 연습을 하면서 지구력과 민첩성을 기르는 크로스 트레이닝 방법을 개발하였습니다.

“이곳에는 단결력이 있습니다... 그 안에는 힘이 존재합니다.”

자비에 구디아비

해변에서 펼쳐지는 브레이크 댄스의 미래

파워 크루가 파도 속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프랜시스 밤포키(왼쪽 앞)가 자비에의 ‘살토’ 동작을 도와줍니다.

2013년부터 이곳을 매력으로 휘어잡은 '파워 크루'는 7명의 댄서로 구성된 팀입니다. 이 크루는 에너지 넘치는 스트리트 퍼포먼스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일주일에 두 번씩, 오후 시간대에 요프 해변에서 연습합니다. 크루의 리더인 27세 자비에 구디아비는 "모랫바닥이라 지구력과 힘을 키우는 데 도움이 돼요."라고 말합니다. "우린 '이걸 춤에 적용해 보면 어떨까?'라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연습하니 실제 무대에서 더욱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어요."

파워 크루는 고르지 않고 계속 모양이 바뀌는 모랫바닥과 얕은 물의 저항력이 오히려 민첩성과 근력을 극대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렇기에 따로 체육관을 찾아 크로스 트레이닝을 할 필요성이 줄어들었습니다. "모래 위에서 이미 훈련을 하고 있으니까요."라고 말하는 자비에는 해안선을 따라 가볍게 백플립 동작을 선보이며 이러한 훈련 방법이 크루들의 동작을 한 차원 끌어올렸다는 것을 증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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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들이 모여 스트리트 퍼포먼스를 구경하고 배우는 동안 뎀바 느디아예가 파워 크루와 함께 퍼포먼스를 마무리합니다.

24세 뎀바 느디아예는 PC방에서 브레이크 댄스 동영상을 본 이후 이 스포츠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뎀바는 동영상을 보면서 음악도 없이 어느 농구 코트에서 독학으로 트레이닝을 하며 테크닉을 익혔습니다. 그러던 2019년의 어느 날, 자비에는 혼자 연습하던 뎀바를 보고 파워 크루에 합류할 것을 권했습니다.

다카르에서 브레이크 댄스의 인기는 세네갈 문화에 힙합이 프랑스 TV 프로그램과 미국 음악의 물결을 타고 등장한 80년대 이후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오늘날 이 도시에는 현지인들이 파워 크루와 같은 그룹의 퍼포먼스를 구경하러 매일 밖으로 나옵니다. 동네 아이들은 한 쪽에 얌전히 서서 프로 댄서들이 물구나무서기와 같은 기술 팁을 전수해주길 기대합니다.

해변에서 펼쳐지는 브레이크 댄스의 미래

엠마누엘 구디아비가 트레이닝 세션 도중 ‘클래쉬’를 보여줍니다.

다카르에 이런 스타일의 춤은 수십 년간 존재해 왔지만, 체계적으로 동작을 구성해서 연출하는 방식의 브레이크 댄스는 최근에서야 등장했습니다. 많은 주민들이 이곳에서 운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브레이크 댄서들은 마치 집처럼 편안하게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 이 해변을 단골처럼 찾는 퍼베인 포아티는 "요프 해변은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곳이죠."라고 말합니다. "다카르 전역에서 [이곳으로 트레이닝을 하러] 찾아오는 운동선수들이 많습니다. 엄청나게 큰 해변이니까요."

퍼베인은 요프 해변에 바위가 많지 않고 광활한 모래가 펼쳐져있어 넘어지더라도 충격을 흡수해 주기 때문에, 운동 선수들에게 최적화된 곳이라고 말합니다.

해변에서 펼쳐지는 브레이크 댄스의 미래
해변에서 펼쳐지는 브레이크 댄스의 미래

자비에와 크루는 종종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 옆에서 트레이닝을 합니다. 이들은 요프 해변에서의 활동을 통해 자신들의 스포츠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잠재력 있는 새로운 댄서들이 참여하기를 희망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브레이크 댄스를 알리기 위해 해변을 찾아요.”라고 그룹 관리를 돕고 있는 파워 크루의 전 멤버 조엘 마네가 말합니다. “우리의 춤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때로는 호기심 많은 사람들이 중력을 거스르는 듯한 동작에 대해 질문하기도 합니다. “본인들도 할 수 있냐고 많이들 물어보세요. 그러면 우린 ‘당연하죠’라고 대답하죠.”라고 자비에가 말합니다.

해변에서 펼쳐지는 브레이크 댄스의 미래

세네갈 사람들은 자국이 '테랑가의 나라'라고 종종 이야기하는데, 이는 ‘여러분을 반기고 존중하는 나라’라는 의미입니다. 요프 해변의 현지인들은 각자의 스포츠로 상대를 반기면서 월로프어로 ‘안녕하세요?’라는 뜻의 ‘나가데프?’라고 묻곤 합니다. 자비에는 이 해변에는 단결력이 있다며, “이곳의 사람들은 ‘이 해변만의 힘이 있다’라고 말해요.”라고 덧붙입니다.

해변에서 펼쳐지는 브레이크 댄스의 미래

자비에가 요프 해변에서 ‘프리즈 Y’ 동작을 보여줍니다.

이 해변에서는 그 누구도 소외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해변에서 펼쳐지는 브레이크 댄스는 놀랍게도 주변의 풍경과 완벽한 조화를 이룹니다. 힙합 댄스 문화가 전통 아프리카 무용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많은 면에서 다카르의 요프 해변에 등장하는 브레이크 댄스는 고향에 돌아온 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해변에서 펼쳐지는 브레이크 댄스의 미래

글: 키미야 쇼쿠히
사진: 존 웨셀스

게시: 2020년 9월

원게시일: 2022년 7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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