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정체성에 힘을 실어주는 남매

문화

런던에서 다양한 일을 하고 있는 조지아와 조엘 팔머 남매는 다른 이들과 유대를 쌓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진정한 내 모습을 드러내는 것’ 이라고 말합니다

마지막 업데이트: 2022년 10월 24일
8분 예상

함께하는 우리: 우리는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해서 결코 마음이 멀어진 것은 아닙니다. 나이키는 룩북 주인공들에게 ‘지금 함께 살아간다’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물었습니다.

“혼혈이자 게이였던 저의 유년 시절엔 롤 모델이 거의 없었어요.” 28살의 조엘이 이야기합니다. 조엘은 차별 없는 곳에서 모두가 새로운 가능성을 꿈꿀 수 있도록 20살 여동생 조지아와 함께 성 소수자 커뮤니티 발전을 위해 큰 힘을 쏟고 있습니다. “우리가 만든 이 플랫폼은 누군가에게 영감을 줄 수 있어요. 우리가 창조하는 스타일과 예술은 기존의 고리타분한 획일성을 거부하고 성별의 경계를 무너뜨리죠.”

버밍엄에서 자란 남매는 새롭게 이사한 런던에서 모두의 다양성을 응원하고 포용해 주는 퀴어 커뮤니티와 만났습니다. 조지아는 오빠를 따라 모델을 시작했는데 이 경험은 훗날 연기와 음악 활동까지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조엘은 패션과 활동 컨설팅 회사 Major Zcene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reative Director)이자 공동 창립자가 되기도 했죠.

조엘과 조지아는 락다운을 겪는 동안 다른 예술가들과 새로운 콜라보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이 활동이 활성화되자 주변에는 다양한 인종의 성 소수자가 모여들었고 남매는 이들을 위해 끊임없는 지지와 응원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소수자라는 이유로 세상에서 소외된 이들에게 우리가 힘이 될 수 있도록 끈끈한 유대관계를 만들었죠.”라고 조지아는 이야기합니다. “저는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싶어요.”

“많은 사람이 모일 때 그 힘은 강력해져요, 그렇지 않나요?”라고 조엘이 덧붙입니다. “여럿일수록 세상이 우리에게 주목하니까요.”

“퀴어 크리에이티브들은 소수자인 만큼 더 끈끈하게 하나로 모일 수 있어요. 그러나 진정한 힘은 서로가 지닌 다양성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조엘

두 사람은 모델 활동과 다양한 콜라보 활동을 하면서 대부분의 남매보다 많은 경험을 함께 나누고 있는데요. 지금의 활동을 계속하며 서로에게 어떻게 힘이 되어주고 있나요?

조엘:
저와 조지아는 서로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다양한 작업을 통해 잠재된 재능을 실현하고 있어요. 조지아는 저에게 영감을 주는 영향력 있는 뮤즈 중 한 명이죠. 우린 다양한 곳에서 서로 자극제가 되어주며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성장해요. 조지아가 최근에 연기라는 분야에 새롭게 도전한 것처럼요. 그렇지?

조지아: 맞아요. 전 연기와 음악 디제잉을 병행하려고 해요.

조엘: 우리가 보여주는 콜라보가 긴밀하고 강력한 이유는 가족만이 표현할 수 있는 특별한 콘셉트를 창조했기 때문이에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춤 연습을 많이 했고, 스타일적으로는 동생과 종종 옷을 바꿔 입곤 했죠. 때문에 저희는 블랙 팬서 룩, 펑키 스타일, 아프로 펑키 룩을 연출해요. 다양한 느낌을 표현하면서 때로는 시선을 사로잡는 개성을 표현할 때도 있어요.

조지아: 제가 움직이는 스타일은 사실 오빠에게서 영감을 받은 거예요.

춤, 음악, 스타일이 두 분의 정체성과 개성을 표현하는 방식은 물론 작업에도 영향을 준 것 같은데요. 이 부분에 관해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조엘:
우리가 선보이는 컬래버레이션이 긴밀하고 강력한 이유는 가족으로서 특별한 스타일의 동작을 고안해냈기 때문이에요. 저는 어렸을 때 춤 연습을 많이 했었고 스타일과 관련해서는 옷을 서로 바꿔 입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래서 블랙 팬서 느낌도 있고 펑키한 느낌도 있는 아프로 펑크 룩을 연출하죠. 다양한 느낌을 담고 있는데 때로는 아주 눈에 띌 정도로 개성을 표현해요.

조지아: 그날 내가 되고 싶은 캐릭터에 따라 스타일이 달라져요. 런던의 밤은 다양한 집단의 사람들과 서로 교류하고 발견할 수 있는 만남의 장이에요. 다양한 성 정체성을 지닌 창조적인 예술가들이 모두 모여들죠. [저희 클럽은] 세상의 편견에서 벗어나 우리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에요. 그리고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우리를 하나로 묶어준 음악, 춤, 각자의 개성 있는 스타일에 감사하고 있어요.

두 분 모두 자신의 정체성을 퀴어라고 말했는데요. 유색 인종이자 예술가로서의 여정에 또 다른 모습이 더해진 것 같네요. 두 분이 말한 퀴어는 어떤 의미인가요?

조지아:
제 정체성을 퀴어로 정의한 까닭은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퀴어 집단에 소속되었기 때문이에요. 퀴어 친구를 사귀고, 퀴어처럼 말하며 퀴어를 지지하죠. 그게 전부예요.

조엘: 제가 생각하는 퀴어는 ‘자유로운 사고방식’이에요. 퀴어라고 해서 반드시 동성에게 매력을 느낄 필요는 없어요. 특히 요즘 시대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모든 아티스트, 예술가, 모델들이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신선하게 보여줄 수 있어요.

조지아: 맞아요. 저는 몸의 모든 감각을 조화롭게 느낄 수 있고 자연스럽게 움직여요. 거기에 추상적이고 무궁무진한 캐릭터를 연기할 수도 있죠. 내가 어떤 사람인지 끊임없이 새롭게 발견하고 있거든요.

조엘: 우리는 일반적인 모델과는 달라요. 전 공개적으로 퀴어라고 밝히며 커밍아웃을 했고, 다른 사람들의 기준에 저를 바꾸려 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우리 남매는 이 모든 활동이 새로운 세대에게 영감을 불어넣기 위함임을 잊지 않으려 서로에 대한 응원을 멈추지 않죠.

모두의 정체성에 힘을 실어주는 남매
모두의 정체성에 힘을 실어주는 남매

조지아(왼쪽), 조엘(오른쪽)

모두의 정체성에 힘을 실어주는 남매

조지아(왼쪽), 조엘(오른쪽)

“조지아는 저에게 영감을 주는 영향력 있는 뮤즈 중 한 명이에요. 조지아가 모델일 때 나오는 아우라는 마치 예술 작품 같거든요.”

조엘

두 분 다 런던에서 ‘Black Lives Matter(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 시위에 동참하셨는데요. 이 과정에서 스스로의 변화를 겪거나 창작에 새로운 영향을 받으셨나요?

조엘:
시위를 통해 깨달은 중요한 사실은 우리가 함께 모여 연대하면 소외된 문제를 세상에 알릴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것이었어요. 납득할 수 없는 일들이 주변에 일어난다면 그 사실을 알릴 방법이 있으며, 우리가 함께 있는 곳이 안전하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죠. 또한 가족 중에서도 저희의 뜻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깨닳았어요. 가족 안에서도 구조적인 인종 차별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죠. 그분들과 교류를 끊어야 했을 때 아주 슬펐어요.

우리는 우리의 혈통을 더 깊게 이해하고자 했어요. 그동안 단순히 자메이카-영국인 혼혈이라는 말만 들어왔거든요.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죠. [우리의 뿌리]에는 남아메리카, 아시아, 콩고, 그리고 베냉까지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조지아: 이 운동의 과정을 통해 우리는 더 가까워졌어요. 진작 이야기 나누었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유색 인종이자 퀴어 커뮤니티에 속한 일원으로서 ‘공동체의 힘’이 무엇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세요?

조엘:
우리 공동체는 뜻이 같은 이들이 모여 각자 자유롭게 표현하는 커뮤니티라고 생각해요. 퀴어 크리에이티브들은 소수자인 만큼 더 끈끈하게 하나로 모일 수 있어요. 그러나 진정한 힘은 서로가 지닌 다양성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함께 모였을 때 비로소 진정한 영감을 찾을 수 있어요. 그 속에서 서로에게 또 다른 영감을 주죠. 누군가 새로운 사람이 들어왔을 때 우린 이렇게 얘기하죠. ‘와 너는 너만의 방식으로 반짝이고 있구나’ 라고요.

격변하는 시국에서도 서로의 성장을 위해 어떻게 응원하고 있나요? 또 이 과정에서 예술적 태도에도 변화가 있나요?

조엘:
애니메이션, 3D, 디지털 작품 등을 만들면서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지금 지내는 창고는 엄청나요. 다양한 디자이너, 사진사, 무대 디자이너가 함께해요. 저희 클럽이 너무 그리울 때면 주말에 덱을 설치하고 이웃 사람들을 초대하기도 했죠.

조지아: 내면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어요. 우리가 이런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게 참 행운이에요.

조엘: 이제 우리 작업과 모든 활동에 매진할 수 있는 추진력을 갖게 되었어요. 그 덕분에 오히려 서로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두 분이 열정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또 다른 가치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조지아:
소수자들을 포용하고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이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예요. 성 소수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죠. 제 주변엔 많은 트랜스젠더와 흑인 여성이 존재하고, 촬영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플러스 사이즈 모델들도 있어요. 각자의 모습이 어떻든 모두가 커리어에서의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며, 새로운 인식을 만들어낼 수 있는 창조적인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조엘: 트랜스젠더의 권리요. 트랜스젠더 커뮤니티를 온전히 인정해야 해요. 이들 덕분에 퀴어와 게이 커뮤니티 역시 존재할 수 있었으니까요.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나눈 궁극적인 목표는 우리가 만든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경험, 돈, 풍요로움을 얻고 우리가 투쟁하는 모든 가치들에 이를 환원하는 것이에요.

“트랜스젠더 커뮤니티를 온전히 인정해야 해요. 이들 덕분에 퀴어와 게이 커뮤니티 역시 존재할 수 있었으니까요.”

조엘

모두의 정체성에 힘을 실어주는 남매

게시: 2020년 7월

원게시일: 2022년 7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