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버 다이빙의 세계를 넓혀가고 있는 마리암
문화
스쿠버 다이빙의 세계에 더 많은 여성들이 뛰어들 수 있도록 포용적인 수중 커뮤니티를 만들어 가고 있는 쿠웨이트의 다이버이자 기업가를 만나보세요.
‘집 밖으로’는 자연과 교감하며 삶의 균형을 찾고 있는 일상의 선수들에 관한 시리즈입니다.
페르시아 만의 작은 나라, 쿠웨이트의 수도인 쿠웨이트 시티에 오늘도 해가 떴습니다. 전문 다이버 마리암 알 사이프(Mariam Al-Saif)는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하루의 남은 시간을 물속에서 보내기 전에 땅에서 몸과 마음의 중심을 다잡는 것입니다. 27살의 마리암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다이빙은 그야말로 느림의 미학이에요.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어야 하니까요. 그래서 다이빙을 시작하기 전, 그리고 하루가 시작되기 전에 명상으로 그걸 떠올려 보는 거죠.”
오전 9시, 다이빙 여행사 Mer의 설립자인 마리암은 선착장에서 20~30명의 다이버 지망생들에게 보트의 안전 기능과 당일 다이빙 일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팬데믹에 따른 제한으로 지금은 주로 현지 공인 다이버와 취미로 다이빙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여행을 주관하고 있지만 그녀는 초보자와 함께할 때 특별한 기쁨과 성취감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사람들이 따로 연락을 주거나 제 여행사에 와서 ‘사실 바다가 정말 무서웠는데 지금은 자격증을 따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걸 들으면 동기 부여가 되고 의욕이 샘솟아요.”라고 그녀는 말합니다.
마리암은 불과 2년 전에 호주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자격증을 따야겠다고 충동적으로 결심하였습니다. “아주 힘든 과정이었어요.” 그녀는 다이빙에 나서기 전 이론 교육과 수영장 연습이 포함된 나흘 동안의 자격 취득 과정을 떠올리면서 말합니다. “하지만 자격증을 얻고 나면 엄청난 성취감을 느끼게 되죠."
마리암의 바다 사랑은 사실 선천적인 영향이 큽니다. 그녀의 쿠웨이트인 조상들은 대대로 바다에서 귀한 진주를 캐 상인들에게 판매하는 업을 이어왔습니다. 그녀는 “그분들은 잠수 마스크나 스노클 없이 한 번 잠수하면 5분씩 숨을 참았어요.”라며, “저는 그보다 10배 더 오래 물속에 있을 수 있지만 여전히 저와 그분들이 연결되어 있음을 느껴요. 그분들도 지금 제가 보는 해저의 땅을 보셨을 거예요.”
스쿠버 다이빙을 위해 여행을 다니면서 스쿠버 다이빙을 정말 사랑하게 됐지만, 이러한 경험을 나눌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 마리암에게는 새롭게 집중할 목표와 동기가 되었습니다. “스쿠버 여행을 다니면서 여성 다이버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자 목표가 생겼어요.” 마리암은 결국 명품 화장품 마케팅 사무직을 미련 없이 떠났습니다. 남성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스포츠를 헤쳐나가야 하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직접 회사를 운영하며 이 지역의 여성 다이버 및 기업가를 위한 길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저의 조상들처럼 저도 바다에서 제가 할 일을 찾았습니다. 이곳은 잠수하도록 저를 끌어당기는 거부할 수 없는 힘이 있어요.”
“중동에서 여성이 다이빙을 하는 경우는 드물어요.”라고 마리암은 말합니다. “하지만 해저 15미터에 여성들을 위한 신성한 공간을 만들 사람이 저라는 사실에 기쁩니다.” PADI(Professional Association of Diving Instructors)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전 세계 공인 다이버 중 여성은 겨우 38%이며, 그마저도 2013년에 비해 3.6%가 늘어난 것입니다. 스쿠버 다이빙 분야에 여성의 수가 적다 보니 여성의 신체에 맞게 설계된 장비나 커뮤니티도 부족하다고 여러 여성 다이버들이 느끼고 있습니다.
“다이빙은 남성 위주인 스포츠에요. 그건 의문의 여지가 없어요. 이런 불평등한 격차를 메우고 여성도 남성처럼 여기에 있을 자격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 제가 할 일이죠.” 그녀는 스쿠버 다이빙을 더 많은 여성에게 소개하고, 이미 입문한 여성 다이버들을 응원하는 것을 사명으로 하는 여성만의 커뮤니티인 'Girls That Scuba'와 'Mer'를 통해 이를 바꿔 나가고자 합니다. 그녀는 자신의 플랫폼을 활용해 스쿠버 다이빙에서의 남녀 불평등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더 많은 중동 여성이 스쿠버 다이빙에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다이빙을 배울 때는 정신적 긴장을 풀어야 합니다. 그리고 여성의 목소리를 들어 줄 여성 강사가 있다면 분명 도움이 되죠.”라고 말합니다.
“스쿠버 여행을 다니면서 여성 다이버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자 목표가 생겼어요.”
이날 여행을 위해 보트가 해안에서 몇 킬로미터 떨어진 다이빙 지점에 도착해 닻을 내립니다. 손님들은 보트 가장자리에 앉아 깊은 물 속으로 잠수할 준비를 합니다. 다들 잠수복을 입고 눈과 코, 윗입술을 밀폐할 마스크를 쓰면서 흥분과 기대감이 뒤섞입니다. 마스크는 다이버들이 치아로 단단히 물어 입으로만 호흡하도록 만드는 호흡기 마우스피스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런 다음 호흡기가 스쿠버 탱크에 연결되는데 대부분의 다이버에게는 호흡이 가장 큰 걱정거리일 것입니다. 마리암은 미리 호흡 방법을 꼼꼼히 설명하고 질문에 답합니다.
“물속에 들어가면 모든 무게가 사라집니다. 명상에 잠긴 것처럼요.”라고 마리암은 설명합니다. “우리나 물고기나 아무 차이가 없죠.” 페르시아 만의 깊은 바다를 탐색하면서 이들은 활기 넘치는 물고기와 해초로 가득 찬 산호초를 발견합니다. “우리의 바다가 얼마나 취약한지 새롭게 이해하게 되죠.”라고 그녀는 말합니다. “기후 변화 때문에 미래 세대가 스쿠버 다이빙의 즐거움을 경험하지 못해서는 안 됩니다."
“해저 15미터에 여성들을 위한 신성한 공간을 만들 사람이 저라는 사실에 기쁩니다.”
사람들이 다이빙 경험을 자신에게 일임하고 자신이 이 스포츠의 성장에 기여하고 있음을 아는 것만으로도 마리암은 힘이 생깁니다. “스쿠버 다이빙은 내면의 연약함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여성들이 제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믿고 다이빙이라는 여정에 동참하고 싶어해요. 저로써는 무척 영광스러운 일입니다.”라고 그녀는 말합니다. “저의 조상들처럼 저도 바다에서 제가 할 일을 찾았습니다. 이곳은 잠수하도록 저를 끌어당기는 거부할 수 없는 힘이 있어요.”
글: 지야 핀더 (Jiya Pinder)
사진: 마하 알라사커 (Maha Alasaker)
게시: 2020년 9월